인도 정부가 최근 11억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국영 벤처캐피털 펀드 조성을 최종 승인하며 글로벌 테크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이번 결정은 인공지능과 딥테크 그리고 첨단 제조 분야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로 풀이되는데 단순한 자금 투입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민간 투자가 위축된 상황에서 정부가 마중물 역할을 자처하며 스타트업 생태계의 체질 개선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도가 왜 이 시점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붓는지 그 배경과 향후 전망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인도 스타트업 생태계에 1.1조 원이 투입되는 배경
인도 내각이 이번에 승인한 1,000억 루피 규모의 펀드는 사실 지난 2025년 초 예산안 발표 당시 이미 예고되었던 계획입니다. 약 1년여의 세부 검토를 거쳐 확정된 이번 프로그램은 정부가 직접 기업에 투자하는 방식이 아니라 민간 투자사를 통해 자금을 흘려보내는 모태펀드 구조를 취하고 있습니다.
인도 정부가 이처럼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는 첫 번째 이유는 스타트업 숫자의 폭발적인 증가에 대응하기 위함입니다. 2016년 당시 500개 미만이었던 인도 스타트업은 현재 20만 개를 넘어섰으며 2025년 한 해에만 약 4만 9,000개가 새롭게 등록되었습니다. 이러한 양적 성장을 질적 성장으로 전환하기 위해 고위험 기술 분야에 대한 장기적인 자금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입니다. 특히 이번 펀드는 이전 프로그램보다 훨씬 정교하게 설계되어 대도시 이외 지역의 창업가들을 지원하고 국내 벤처캐피털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왜 지금 딥테크와 AI 분야에 집중하는가?
인도가 이번 펀드의 핵심 타겟으로 인공지능과 딥테크를 설정한 것은 전 세계적인 기술 패권 경쟁과 궤를 같이합니다. 일반적인 서비스형 소프트웨어나 플랫폼 스타트업과 달리 딥테크 분야는 원천 기술 확보를 위해 막대한 자본과 긴 회수 기간이 필요합니다. 민간 자본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위험 요소를 정부가 분담하겠다는 계산입니다.
특히 제조 분야의 디지털 전환과 첨단 제조 기술 확보는 인도의 국가 전략인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AI 모델 개발부터 반도체 설계 그리고 로봇 공학에 이르기까지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산업에 자본을 집중시켜 글로벌 공급망에서 인도의 입지를 굳히겠다는 전략입니다. 이는 단순한 유니콘 기업 육성을 넘어 국가 차원의 기술 자립도를 높이려는 시도로 해석됩니다.

인도 벤처캐피털 펀드가 작동하는 구체적 방법
이번 프로그램은 2016년에 시작된 이전 펀드의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업그레이드된 형태입니다. 과거 1,000억 루피를 투입해 145개 민간 펀드를 지원했고 이를 통해 1,370개 이상의 스타트업에 약 28억 달러의 투자가 집행되는 승수 효과를 거둔 바 있습니다.
이번에도 정부는 민간 펀드의 유한책임출자자로 참여하여 위험을 분산시키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민간 펀드 매니저들의 전문성을 활용해 유망한 기업을 선별하되 정부는 기술 주권 확보라는 큰 방향성만 제시하는 방식입니다. 이를 통해 관료주의적 의사결정의 한계를 극복하고 시장 친화적인 투자 생태계를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슈위니 바이슈나우 IT 장관은 이번 프로그램이 시장의 요구에 맞춰 유연하게 운영될 것임을 강조하며 이해관계자들과의 광범위한 협의를 마쳤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인도 시장으로 몰려드는 이유
인도가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며 판을 키우자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최근 열린 인도 AI 임팩트 서밋에는 오픈AI와 앤스로픽을 비롯해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같은 기업들이 대거 참여했습니다.
이들이 인도에 주목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인도는 10억 명 이상의 온라인 사용자를 보유한 세계 최대 규모의 인터넷 시장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자국 기업인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와 타타 그룹이 정부와 협력해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업 기회는 무궁무진합니다. 또한 풍부한 엔지니어 인력 풀은 글로벌 테크 기업들에게 인도를 단순한 소비 시장이 아닌 핵심 연구개발 기지로 인식하게 만드는 강력한 요인입니다.

딥테크 투자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의 실체
자금 투입과 더불어 인도 정부는 제도적 걸림돌을 제거하는 데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최근 뉴델리 정부는 딥테크 기업들이 스타트업으로 분류되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간을 기존 10년에서 20년으로 대폭 연장했습니다. 이는 기술 상용화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딥테크 산업의 특성을 반영한 현실적인 조치입니다.
또한 세제 혜택과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매출 기준액을 기존 10억 루피에서 30억 루피로 세 배나 높였습니다. 규모가 어느 정도 커진 기업이라도 여전히 혁신을 지속할 수 있도록 정책적 울타리를 넓혀준 것입니다. 이러한 규제 완화는 스타트업들이 초기 데스밸리를 지나 안정적인 궤도에 진입할 때까지 정부가 끝까지 뒷받침하겠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내는 것과 같습니다.
민간 투자 감소를 정부 자금으로 방어하는 전략
사실 이번 정부 펀드 승인의 이면에는 민간 투자 위축이라는 위기감이 깔려 있습니다. 데이터에 따르면 2025년 인도 스타트업의 자금 조달 규모는 전년 대비 약 17% 감소한 105억 달러에 그쳤습니다. 투자 건수 역시 39% 가까이 급감하며 투자자들이 선별적인 태도로 돌아섰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민간 자본이 수익성 위주로 보수적인 투자를 집행할 때 정부가 위험성이 높은 초기 단계나 연구 중심 기업들에 자금을 공급함으로써 생태계의 단절을 막으려는 것입니다. 특히 소규모 펀드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여 투자 생태계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특정 산업에만 자금이 쏠리는 현상을 방지하려는 의도도 엿보입니다. 정부의 이러한 공적 자금 투입은 위축된 민간 투자 심리를 다시 자극하는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미래를 준비하는 인도 시장의 변화와 전망
결론적으로 인도의 이번 1.1조 원 투입은 단순한 경제 부양책을 넘어 국가의 기술 지도를 새로 그리려는 거대한 설계의 일부입니다. 정부는 돈을 대고 민간은 전문성을 발휘하며 글로벌 기업들은 시장을 보고 달려드는 삼박자가 맞춰지고 있습니다. 물론 민간 투자의 지속적인 감소세나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같은 변수는 여전히 존재합니다.
하지만 인도는 이미 20만 개의 스타트업이라는 거대한 기반을 닦아놓았습니다. 여기에 딥테크와 AI라는 엔진을 장착하고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더해진다면 인도는 세계적인 기술 허브로서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것입니다. 앞으로 인도의 딥테크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혁신을 보여줄지 그리고 이러한 정부 주도의 투자가 어떤 실질적인 결과물로 이어질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마치며
인도 정부의 대규모 벤처캐피털 펀드 승인은 변화하는 글로벌 기술 환경에서 인도가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자본의 힘과 규제 완화 그리고 방대한 시장이라는 삼박자가 결합한 인도 스타트업 시장의 행보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기술 혁신을 꿈꾸는 창업가라면 지금 인도의 움직임을 면밀히 관찰하고 그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해 보시기 바랍니다.
출처: https://techcrunch.com/2026/02/14/india-doubles-down-on-state-backed-venture-capital-approving-1-1b-f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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