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벽두부터 인공지능 업계가 요동치고 있습니다. 챗GPT의 가장 강력한 대항마로 꼽히는 앤트로픽이 미국 정치권에 2000만 달러라는 거액을 기부하며 AI 규제 강화를 전면에 내세웠기 때문입니다. 이는 규제 완화를 주장해온 오픈AI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행보여서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기업이 스스로를 제약할 법안을 지지하는 이례적인 상황의 속내를 살펴보겠습니다.

앤트로픽 AI 규제 지지 배경과 2000만 달러의 의미
앤트로픽이 거액의 정치 자금을 쏟아부은 대상은 ‘퍼블릭 퍼스트 액션’이라는 단체입니다. 이들은 인공지능 산업에 대한 연방 차원의 과도한 간섭보다는 주 정부의 자율적인 규제 권한을 옹호하는 성향을 띠고 있습니다. 이번 기부는 단순한 자선 활동이 아니라 기술 발전의 속도를 조절하더라도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기업 철학을 명확히 공표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이번 기부금 규모는 실리콘밸리 내에서도 상당한 수준입니다. 앤트로픽은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기업이 오직 자신들의 이익만을 쫓는 것이 아니라 공공의 이익에 봉사해야 할 책임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는 수익성 극대화에 초점을 맞추는 여타 빅테크 기업들과는 궤를 달리하는 모습입니다.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터져 나온 이번 기부는 정치권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기술 기업의 자금이 규제 찬성론자들에게 흘러가면서 법안 제정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앤트로픽의 이러한 행보는 브랜드 이미지를 ‘안전한 AI’로 굳히려는 전략적 선택이기도 합니다.
왜 앤트로픽은 오픈AI와 정반대의 길을 걷는가?
업계에서는 앤트로픽과 오픈AI의 갈등이 이번 기부로 인해 수면 위로 완전히 드러났다고 보고 있습니다. 오픈AI는 그동안 기술 혁신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엄격한 규제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해왔습니다. 특히 오픈AI의 핵심 인물들과 마크 안드레센 같은 벤처 캐피털리스트들은 규제 완화를 지지하는 ‘리딩 더 퓨처’라는 단체에 1억 달러가 넘는 자금을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 오픈AI의 입장: 빠른 기술 혁신을 위해 규제는 최소화되어야 함
- 앤트로픽의 입장: 기술의 오남용을 막기 위해 법적 테두리가 필수적임
- 자금 규모의 차이: 오픈AI 진영이 1억 2500만 달러를 모은 반면 앤트로픽은 이번에 2000만 달러를 투입함
두 기업의 시각 차이는 결국 AI의 미래를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에서 기인합니다. 오픈AI가 범용 인공지능 달성을 위해 속도전을 펼친다면 앤트로픽은 인간의 가치와 정렬된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방점을 둡니다. 이번 정치 기부는 이러한 철학적 대립이 자본의 싸움으로 번진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퍼블릭 퍼스트 액션이 추진하는 규제의 핵심 내용
앤트로픽이 지원하는 퍼블릭 퍼스트 액션은 구체적으로 어떤 규제를 원하는 것일까요? 이들은 주로 주 정부 차원에서 독립적으로 AI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작년 말 도널드 트럼프가 발표했던 주 정부 규제 억제 행정 명령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대표적입니다.
이 단체가 지지하는 대표적인 정치인 중 한 명은 테네시주 주지사 후보인 마샤 블랙번 의원입니다. 그녀는 의회에서 주 정부가 독자적인 AI 법률을 제정하는 것을 막으려는 시도에 강력히 반대해온 인물입니다. 즉 앤트로픽은 중앙 정부의 일방적인 통제보다는 지역별 상황에 맞는 촘촘한 규제망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업계에서는 이러한 형태의 규제가 도입될 경우 기술 개발 프로세스가 지금보다 훨씬 까다로워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데이터 학습 단계부터 윤리적 가이드라인을 준수해야 하며 결과물의 안전성을 입증해야 하는 절차가 강화되기 때문입니다. 앤트로픽은 이러한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장기적인 신뢰를 얻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리콘밸리 거물들이 정치 자금을 쏟아붓는 방법
과거의 기술 기업들이 로비스트를 통해 조용히 의원들을 설득했다면 최근의 흐름은 훨씬 직접적이고 공격적입니다. 특정 정치 성향을 가진 슈퍼 팩에 거액을 출연하거나 자신들의 입장을 대변할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입니다.
- 특정 가치를 지향하는 정치 단체 선정
- 수천만 달러 규모의 자금 기부 공표
- 지지 후보의 선거 캠페인과 연계된 홍보 활동
- 입법 과정에서 기업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구조 구축
이러한 방식은 대중에게 기업의 정체성을 알리는 데도 효과적입니다. 앤트로픽은 이번 2000만 달러 기부를 통해 자신들이 ‘책임감 있는 기술 개발자’라는 점을 각인시켰습니다. 반면 오픈AI와 안드레센 호로비츠 진영은 기술 패권을 유지하려는 세력으로 비칠 위험을 안게 되었습니다. 결국 기술 경쟁이 정치적 프레임 전쟁으로 확장된 셈입니다.

이번 기부가 향후 AI 산업 생태계에 미칠 영향
앤트로픽의 이번 행보는 다른 AI 스타트업들에게도 큰 메시지를 던집니다. 규제는 피해야 할 장애물이 아니라 시장 진입 장벽을 높여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기 때문입니다. 규모가 작은 기업들은 복잡한 규제를 준수하기 어렵겠지만 앤트로픽 정도의 체급을 가진 기업은 이를 오히려 기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사용자들의 인식 변화도 예상됩니다. AI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스스로 규제를 요청하는 기업의 제품에 더 높은 신뢰를 보낼 가능성이 큽니다. 이는 기업용 AI 시장에서 보안과 윤리를 중시하는 대기업 고객들을 유인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입니다.
미국 내 주별로 서로 다른 AI 규제가 시행될 경우 산업 지형은 더욱 복잡해질 전망입니다. 특정 주는 기술 개발에 우호적인 반면 다른 주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수 있습니다. 앤트로픽은 이러한 파편화된 규제 환경 속에서 자신들의 표준을 주도적으로 제시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기술 발전과 규제 사이에서 우리가 주목할 지점
인공지능은 이제 단순한 기술 도구를 넘어 사회 시스템 전반을 규정하는 핵심 인프라가 되었습니다. 앤트로픽의 2000만 달러 기부는 기술 기업이 정치적 주체로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선언과도 같습니다. 앞으로 전개될 기술 패권 다툼은 알고리즘의 성능뿐만 아니라 누가 더 사회적으로 수용 가능한 윤리적 기준을 제시하느냐의 싸움이 될 것입니다.
오픈AI와 앤트로픽이 보여주는 극명한 입장 차이는 결국 우리 사회가 AI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혁신을 통한 풍요가 우선인지 아니면 안전을 담보한 점진적 발전이 우선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우리는 이들의 머니 게임 뒤에 숨겨진 거대 담론을 놓치지 말고 지켜봐야 합니다.
출처: https://www.theguardian.com/technology/2026/feb/12/anthropic-donation-ai-regulation-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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