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델리에서 개최한 AI 임팩트 서밋은 단순한 기술 행사를 넘어 국가의 미래 권력을 결정짓는 분수령이 되었습니다. 모디 총리가 AI를 불의 발견에 비유하며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가운데 미국 빅테크 기업들과의 밀착 행보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그 이면의 전략을 짚어봅니다.

불의 발견에 비유된 인도 AI 서밋의 무게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이번 서밋에서 인공지능을 인류 문명의 방향을 바꾼 불의 발견에 비유하며 강렬한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많은 이들이 AI를 전기나 증기기관에 비유할 때 모디 총리는 그보다 훨씬 근원적인 변화를 예고한 셈입니다. 델리에 모인 수천 명의 방문객은 인도가 단순히 기술을 수입하는 나라를 넘어 AI를 통해 국가의 명운을 걸고 있다는 점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어요.
인도는 2027년 독립 80주년을 앞두고 있으며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언급한 진정한 초지능의 등장 시점과 묘하게 맞물려 있습니다. 이 시기에 맞춰 인도가 보여준 행보는 단순한 경제 성장을 넘어 세계 무대에서의 주권 확보라는 거대한 목표를 향하고 있더라고요. AI 기술이 인구 14억 명의 운명을 어떻게 바꿀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이번 서밋의 핵심이었습니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인도 시장에 열광하는 이유
오픈AI, 구글, 앤스로픽 등 미국을 대표하는 기술 거물들이 이번 서밋의 주인공으로 나섰습니다. 이들은 챗GPT, 제미나이, 클로드와 같은 자사의 AI 모델을 인도 대중의 손에 쥐여주기 위해 앞다투어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실리콘밸리가 이토록 인도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큰 민주주의 국가이자 방대한 데이터를 생성해낼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시장이기 때문입니다.
미국 정부 역시 이 과정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AI를 중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핵심 요소로 보고 인도를 미국 기술 생태계에 편입시키려 노력하고 있어요. 팍스 실리카라고 불리는 이 기술 협정은 인도가 베이징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미국의 기술권 내에 머물도록 결속하는 역할을 합니다. 인도는 반도체나 거대 데이터 센터 같은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에 미국과의 협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처럼 보였습니다.

경제 성장을 견인할 3가지 핵심 협력 방안
이번 서밋에서 인도가 제시한 경제 도약의 시나리오는 매우 구체적이었습니다. 앤스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CEO는 AI가 인도의 경제 성장을 25%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파격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인도는 미국 기업들과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방향으로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 핵심 AI 모델의 현지화 및 보급: 인도의 수많은 언어와 문화적 맥락에 맞는 맞춤형 AI 모델을 공동 개발하여 전 국민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입니다.
- 인프라 자립을 위한 기술 이전: 미국의 설계 기술과 인도의 제조 잠재력을 결합하여 인도 내에 자체적인 데이터 센터와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는 방안입니다.
- 공공 서비스의 AI 전면 도입: 보건, 농업, 교육 분야에 AI를 도입하여 비용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소외 지역까지 혜택이 돌아가게 하는 실질적인 솔루션을 마련합니다.
이러한 협력 방안이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인도는 단 10년 만에 현재 그리스 수준의 1인당 GDP를 달성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지도자 입장에서 거부하기 힘든 매력적인 제안임이 분명해 보입니다.
팍스 실리카 협정으로 굳건해진 미국과 인도의 동맹
미국 상무부 차관인 제이콥 헬버그는 서밋에서 중국의 위협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인도가 미국과 손을 잡아야 하는 이유를 강조했습니다. 2020년 뭄바이에서 발생했던 의문의 정전 사고를 중국의 사이버 공격 사례로 암시하며 기술 안보의 중요성을 부각한 것이죠. 결국 인도는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개의 AI 모델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팍스 실리카 협정은 단순히 기술을 주고받는 수준을 넘어 두 나라를 하나의 기술 블록으로 묶는 강력한 장치입니다. 미국 측은 이를 두고 식민 지배를 극복한 두 위대한 민주주의 국가의 동맹이라고 치켜세웠습니다. 인도는 이를 통해 안보를 보장받고 미국은 거대한 시장과 우방을 확보하는 윈윈 전략을 취하고 있는 셈입니다. 하지만 이 동맹이 인도의 완전한 자립을 보장할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습니다.

기술 종속인가 파트너십인가 주권 확보를 위한 과제
버클리 대학의 스튜어트 러셀 교수는 흥미롭지만 섬뜩한 경고를 던졌습니다.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인도 학생들을 AI 중독자로 만들어 AI 없이는 신발끈도 묶지 못하게 만들려 한다는 비유였습니다. 기술권력을 쥔 쪽이 경제의 80%를 장악하게 되는 미래에 인도가 기술의 노예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주권은 지킬 수 있지만 그 통제권이 어디에 있느냐가 핵심인 것이죠.
미국 당국자들은 인도가 미국의 AI 스택 위에서 개발을 진행한다면 가장 개방적이고 독립적인 제어가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이것이 바로 디지털 식민주의가 아닌 진정한 의미의 AI 주권이라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인도가 자체적인 컴퓨팅 파워를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플랫폼을 빌려 쓰는 것만으로 진정한 주권이 확보될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입니다.
디지털 식민주의 우려를 딛고 자립할 수 있을까?
샘 올트먼은 인도 기업가들이 독자적인 기반 모델을 구축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매우 직설적으로 답했습니다. 오픈AI 같은 거대 기업과 경쟁하는 것은 가망 없는 일이라고 말이죠. 그러면서도 도전하는 것이 당신들의 몫이라는 뼈아픈 조언을 남겼습니다. 이는 인도가 단순히 모델을 학습시키는 하드웨어 경쟁보다는 이를 활용한 서비스와 응용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또한 조안나 쉴즈 전 페이스북 임원은 북반구의 모델만 수용할 경우 인류의 문화적 다양성을 잃어버릴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인도의 그 수많은 언어와 전통이 단 몇 개의 표준 모델에 의해 획일화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인도는 현재 수십억 달러를 들여 데이터 센터를 짓고 있지만 기술 자립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결국 미국 기술을 빌려 쓰되 인도의 색깔을 얼마나 녹여낼 수 있느냐가 승부처가 될 것입니다.

마치며: 인도의 AI 굴기가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
인도의 사례는 기술 강국들 사이에서 중견 국가들이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인도는 거대한 시장을 무기로 빅테크 기업들과 유리한 조건을 협상하면서도 국가 안보를 위해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하는 실용적인 노선을 선택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경제 성장을 넘어 AI 시대의 새로운 생존 방식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우리 역시 인도의 행보를 남의 일로만 볼 수는 없습니다. 기술 종속의 위험과 폭발적인 성장의 기회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인도의 고민이 잘 말해주고 있으니까요. 인도가 과연 미국 AI의 addicts가 될지 아니면 세계 경제의 새로운 베드록으로 거듭날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출처: https://www.theguardian.com/world/2026/feb/20/india-delhi-summit-ai-technology-us-economic-grow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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