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학습 데이터 인도 여성들이 겪는 5가지 심리적 트라우마

인공지능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수많은 사람의 보이지 않는 노동이 숨어있습니다. 특히 인도에서 AI 학습 데이터를 구축하는 여성들은 매일 수백 건의 자극적인 영상을 보며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처한 현실과 기술 발전이 요구하는 보이지 않는 비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A 26-year-old Indian woman sitting on a rural house veranda, working on a laptop placed on a mud slab, dense forest in the background, realistic photography, natural lighting, 4:3

AI 학습 데이터 구축을 위해 반복되는 자극적 영상 노출

인도의 자르칸드주와 같은 시골 지역에서는 많은 젊은 여성이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데이터 전처리 작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몬수미 무르무 씨는 매일 자신의 집 베란다에서 노트북을 켜고 인터넷 신호를 잡으며 작업을 시작합니다. 그녀의 화면에는 평화로운 시골 풍경과는 대조적으로 끔찍한 폭력이나 사고 영상이 끊임없이 재생됩니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유해 콘텐츠를 식별하도록 가르치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먼저 그 콘텐츠를 보고 분류해야 합니다. 몬수미 씨는 하루 평균 800개 이상의 이미지와 영상을 확인하며 폭력성이나 학대 여부를 판단합니다. 이 과정에서 겪는 시각적 충격은 초기 몇 달 동안 불면증과 악몽으로 이어지며 일상생활을 위협하곤 했습니다.

이러한 노동은 겉으로 보기에는 조용한 사무 업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정신적으로 매우 위험한 환경에 노출되는 작업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위험한 화학 물질을 다루는 산업만큼이나 노동자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분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컴퓨터 화면을 통해 콘텐츠를 분류하는 사무실 풍경

콘텐츠 모더레이션 과정에서 발생하는 심리적 무감각 상태

오랜 시간 자극적인 영상에 노출된 노동자들은 어느 순간부터 감정이 메말라가는 현상을 경험합니다. 처음에는 소리를 지르거나 눈을 감기도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화면 속의 비극을 봐도 아무런 감흥이 느껴지지 않는 공허한 상태가 됩니다. 몬수미 씨는 이를 두고 결국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멍한 상태가 된다고 표현했습니다.

심리학적으로 이러한 감정적 무감각은 트라우마에 대한 일종의 방어 기제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서 실제 삶에서도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이 떨어지거나 정서적인 단절을 겪게 된다는 점입니다. 일을 마친 후에도 화면 속의 잔상이 뇌리에 남아 가족과의 대화에 집중하지 못하거나 일상의 평온함을 누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데이터 인력을 연구하는 사회학자들은 이러한 심리적 고통이 즉각적으로 나타나지 않더라도 시간이 지난 뒤에 심각한 정신 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합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는 이른바 유령 노동자들의 정신 건강이 기술 발전의 그림자에 가려져 있는 셈입니다.

데이터 어노테이션 노동자들이 호소하는 3가지 주요 증상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공통으로 겪는 증상들은 일시적인 피로감을 넘어선 수준입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심리적 변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 수면 장애와 반복되는 악몽: 작업 중에 본 잔인한 이미지가 꿈에 나타나 깊은 잠을 자지 못함
  • 관계 단절과 사회적 고립: 비밀 유지 계약으로 인해 자신의 고통을 주변에 털어놓지 못하고 혼자 삭임
  • 신체적 해리 현상: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의 경계가 모호해지며 자신의 몸이 낯설게 느껴지는 증상

라이나 싱 씨의 사례는 더욱 충격적입니다. 그녀는 성인물 플랫폼의 데이터를 분류하는 업무를 맡은 이후 개인적인 관계에서도 심각한 거부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반복적으로 노출된 유해 콘텐츠가 그녀의 가치관과 정서적 감각을 훼손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기업들은 이러한 업무가 신을 돕는 일이라며 노동자들에게 사명감만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Exterior of a small modern IT office building in an Indian town like Ranchi, dusty street with local life, sunny day, realistic urban landscape, 4:3

왜 인도 AI 인력 시장에서 여성 비중이 높아지는 걸까요

인도에서 데이터 어노테이션 및 콘텐츠 모더레이션 인력의 절반 이상은 여성입니다. 글로벌 기업들이 시골이나 중소 도시의 여성 인력을 선호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 상대적으로 낮은 인건비: 대도시보다 임대료와 임금이 저렴하여 비용 절감이 가능함
  • 높은 성실도와 세밀함: 여성 노동자가 상세한 분류 작업에 더 꼼꼼하다는 기업들의 인식
  • 재택근무의 유연성: 가사 노동과 병행할 수 있다는 점이 구직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옴

특히 사회적으로 소외된 계층이나 시골 지역 여성들에게 디지털 노동은 농사나 광산 노동보다 깨끗하고 존경받는 직업으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이러한 선망은 오히려 노동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거나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는 것을 주저하게 만드는 원인이 됩니다. 일자리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트라우마보다 더 크게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심리적 방치 속에 일하는 인도 노동 환경 개선 방법

현재 인도 내에서 활동하는 수많은 데이터 업체 중 심리적 지원 체계를 제대로 갖춘 곳은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대부분의 기업은 업무 강도가 정신 건강을 해칠 정도는 아니라고 주장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제도적 변화가 필요합니다.

첫째로 노동 계약 단계에서 구체적인 업무 내용을 명확히 고지해야 합니다. 많은 노동자가 막연한 데이터 입력 업무인 줄 알고 지원했다가 현장에서 유해 콘텐츠를 접하며 당황하곤 합니다. 둘째로 정기적인 심리 상담과 정신과적 지원이 의무화되어야 합니다. 노동자가 스스로 언어화하기 어려운 고통을 전문가가 미리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인도 노동법 내에 심리적 피해에 대한 법적 인정이 필요합니다. 육체적인 사고뿐만 아니라 디지털 환경에서 발생하는 정신적 트라우마도 산업재해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기준이 마련되어야 글로벌 기업들의 책임감을 높일 수 있습니다.

An Indian woman walking through a serene green forest, looking at the sky, soft sunlight filtering through trees, peaceful atmosphere, realistic photography, 4:3

지속 가능한 기술 발전을 위한 기업과 사회의 역할

우리가 매일 편리하게 사용하는 인공지능은 누군가의 희생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결과물일 수 있습니다. 몬수미 씨는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숲을 걷거나 집 벽에 기하학적 문양을 그리며 마음을 달랩니다. 그녀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임금이 아니라 자신의 노동이 존중받고 안전하게 보호받는다는 확인입니다.

기술의 진보는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야 합니다. 인공지능 학습을 위해 투입되는 인력들이 정신적 파산에 이르지 않도록 빅테크 기업들은 공급망 전체에 걸친 윤리적 책임을 다해야 할 시점입니다. 소비자들 역시 편리함 뒤에 숨겨진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더 건강한 기술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출처: https://www.theguardian.com/global-development/2026/feb/05/in-the-end-you-feel-blank-indias-female-workers-watching-hours-of-abusive-content-to-train-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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